목회칼럼

화요일- 한해 동안의 감사

관리자
2025-11-21

에벤에셀, 여호와께서 여기까지 우리를 도우셨다라는 뜻입니다.

오늘 우리는 열심히 달려온 1년간을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게으름 피우지 않고, 성실하게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계획대로, 원하는 만큼 이루어지지 않아서 속상할 수도 있습니다. 또는 전혀 예기치도 않았는데 생각보다 일이 잘 풀려서 수월하게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일이 잘 되었든, 그렇지 않았든 간에 우리에게 분명한 한 가지가 있습니다. 그것은 지금 이 곳에 있기까지 내 힘만으로는 아니었다는 사실입니다.

 

성경의 위대한 사사이자 선지자인 사무엘은 이 사실을 명확하게 알고 있었습니다. 사무엘의 삶을 관통하는게 있다면 하나님의 도우심입니다.

우리가 아는 것처럼 사무엘은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태어났습니다. 자녀가 없었던 어머니 한나는 오랜시간 하나님께 간구했고, 마침내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사무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사무엘은 태어날 때부터 철저하게 하나님의 도우심을 얻었습니다.

 

사무엘은 성장기에도 하나님의 도우심을 철저하게 경험했습니다.

사무엘은 엄마 품에서 행복하게 자랐지만 젖을 뗄 무렵이 되자 이별을 해야 했습니다. 어머니 한나가 자신을 실로에 있는 여호와의 성전에 맡겼기 때문입니다. 장성한 자녀도 집을 떠나 홀로 지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사무엘은 이제 막 젖을 뗀 어린아이인데 집을 떠나 성전에서 생활해야 했습니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집에 대한 동경으로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그래서 어린 사무엘은 1년 중 한 날만을 기다렸습니다. 바로 1년 한 차례씩 있는 어머니의 성전 방문일이었습니다. 그날은 그리운 어머니의 얼굴을 볼 수 있고, 어머니의 품에 안겨 어리광도 부릴 수 있는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행복의 날은 아무리 붙잡고 싶어도 쏜살같이 지나가고, 사무엘은 어머니와 헤어지고 다시 1년을 기다려야만 했습니다. 그 쓸쓸함과 허전함을 사무엘은 여호와의 언약궤가 있는 성소에서 시간을 보내며 달랬습니다. 그럼에도 사무엘이 이스라엘의 훌륭한 지도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홀로 보낸 이 성장기에도 하나님께서 보이게, 보이지 않게 도우셨기 때문입니다.

이런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이스라엘의 지도자가 된 사무엘은 이제 자신만이 아닌 이스라엘 전체를 하나님께서 도우셨음을 깊게 경험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 드립니다. 이스라엘은 블레셋과의 전투를 치르면서 여호와의 언약궤를 빼앗겼습니다.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 벌어져서 이스라엘은 크게 낙망하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여호와의 언약궤는 하나님께서 스스로의 능력을 발휘하셔서 다시 이스라엘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언약궤가 다시 이스라엘로 돌아오게 되자 사람들은 기뻐했습니다. 그러나 사무엘에게는 언약궤가 돌아오는 것보다 더 중요한게 있었습니다. 그것은 이스라엘 백성들의 마음이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언약궤가 돌아오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마음이 여호와 하나님께로 돌아오는 것이었습니다. 이 일을 위해 사무엘은 온 이스라엘을 미스바에 모이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지고 있던 우상을 모두 제거하라고 하고, 그 마음을 여호와 하나님께로 돌이키도록 명령했습니다. 사무엘의 명령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감사하게도 그대로 따랐고, 하나님은 이런 이스라엘 백성들의 모습을 보시고 흐뭇해하셨습니다. 그래서 한 자리에 모인 이스라엘 백성들을 공격하려고 나아왔던 블레셋 군사들을 큰 우레소리로 혼란스럽게 하시며 모두 물리쳐 주셨습니다. 이렇게 자신들을 도우신 하나님의 이름을 높이고자 사무엘은 한 돌을 취하고 그 돌의 이름을 에벤에셀이라고 지었습니다. 바로 하나님께서 여기까지 우리를 도우셨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사무엘은 태어남과 성장기 그리고 이스라엘을 다스리는 동안 철저하게 하나님의 도우심을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을 철저하게 도우신 하나님을 깊이 인식한 사무엘이 드릴 수 있는 반응은 감사였습니다.

 

사무엘이 하나님의 도우심을 확인하고 하나님께 감사한 것처럼, 하나님 앞에 진실한 감사를 드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림 in]

바로 밀레가 그린 만종이라는 그림에서 우리는 감사하는 한 부부를 봅니다. 이 그림은 우리가 한 번쯤은 보았을 그림입니다. 밀레가 주로 그린 그림은 자신의 땅이 없어서 다른 사람의 밭에서 일을 하는 소작농들을 그렸다고 합니다. 이 밭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일이 끝나지 않았지만 교회당에서 울리는 종소리를 듣고 부부는 일을 멈추고 일용할 양식을 주신 하나님께 기도를 드리고 있습니다. 여인의 오른쪽에 손수레에는 감자 부대가 실려있는데, 두 번째 부대는 아직 채워지지 않아 입구를 묶지 않고 있습니다. 부부의 발치에는 캐고있던 감자알이 땅 위에 남아있고, 감자를 담은 바구니도 아직 여유가 있습니다.

하늘엔 석양이 내리고, 부부의 일상에 한숨이 내립니다. 일을 마쳐야 하는 저녁 무렵임에도 부부가 일해서 얻은 소출은 감자 두 부대를 채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을걷이가 끝난 남의 땅에서 부부는 남아있는 감자알을 찾아 하루종일 쇠스랑으로 땅을 갈아엎고 바구니에 감자를 주워 담았습니다. 종일토록 일을 했지만 감자를 실은 손수레는 가볍습니다.

그럼에도 이 그림에서 우리는 경외감과 엄숙함을 느낍니다. 비록 얻은 것은 적지만 하나님 앞에 감사하고 있는 모습을 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적은 양의 감자로 겨울을 어떻게 지날 수 있을까 걱정스럽습니다. 그러나 이 부부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내년에도 하나님께서 자신들이 이곳에서 감자알을 다시 주울 수 있도록 도우실 것이라는 믿음의 확신을 볼 수 있습니다.[그림 out]

 

분명히 사무엘을 도우신 하나님은 이 부부에게도 여전히 에벤에셀이 되어 도와주시는 분이심에 틀림없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힘으로 살아온 것 같지만 우리 역시 하나님의 도우심이 있었기에 지난 시간을 살아올 수 있었습니다. 새 희망으로 시작한 1월, 추운 날씨만큼이나 온 나라도 추웠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 개인과 나라를 도우셨습니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이 오는 것처럼 우리의 걸음에도 하나님은 봄 기운을 허락하셨고, 무더운 여름을 거쳐 다시 옷깃을 여미는 계절까지 우리를 인도하셨습니다. 에벤에셀의 하나님, 우리를 도우시는 하나님, 그 하나님의 손길을 올 한해 가운데 찾아봅니다. 내 가정, 내 자녀, 우리 친척, 우리교회, 우리나라 가운데 어떻게 에벤에셀이 되었는지 생각해 봅니다. 그래서 사무엘이 놓은 에벤에셀의 돌이 우리의 삶 가운데 풍성하게 놓여지기를 소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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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 : 백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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